최근 숏폼 위기론의 실체를 짚어봅니다.
이번 호는 매달 마지막주에 찾아오는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입니다.
최근 몇년간 틱톡과 쇼츠로 대표되는 '숏폼(Short-form)' 콘텐츠의 위세가 대단했는데요, 로파이 콘텐츠를 필두로 '롱폼(Long-form)'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숏폼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인지 들여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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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파이(Lo-Fi) 콘텐츠는 'Low Fidelity Contents'의 줄임말로써, 고품질의 전문적인 콘텐츠를 뜻하는 하이파이(Hi-Fi) 콘텐츠의 대척점에 있습니다.
지난 2023년 자동차 브랜드 닛산(Nissan)이 업로드한 무려 4시간짜리 (광고)영상은, 전기차 모델 ARIYA 주행시간 내내 움직이는 배경과 음악으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어떠한 자막도 없이 비슷한 장면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배경에 간혹 엉뚱한 캐릭터가 등장하여 잔잔한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특히 '4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은 이 전기차의 완전충전에 걸리는 시간, 혹은 400~500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주행시간을 모두 뜻하는데요, 닛산이 왜 이런 영상을 만들었는지를 검색해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브랜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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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시대에 단순한 구성의 4시간 짜리 롱폼 영상이 도리어 화제가 된 것은, 일방적인 브랜드 메시지 전달보다는 진정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출처 : Nissan USA / 유튜브 채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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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공개된 이후 화제가 된 일본 맥도날드의 숏폼 콘텐츠 또한, urachan이라는 작가와 협업한 감성돋는 애니메이션과 잔잔한 음악이 어우러지며, 다양한 버전으로 업데이트된 '로파이' 콘텐츠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가족/친구/할로윈 등의 소재로 맥도날드를 즐기는 모습을 담았으며, 영상에서 느껴지는 무심함 속의 행복한 순간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트위터에서 공개 후 1억 7천만회의 영상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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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가 게시한 로파이 콘텐츠의 길이는 짧지만, 여운은 길게 남는다. (출처 : 일본 맥도날드 X계정 / 이미지 클릭시 원본 게시물로 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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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파이 콘텐츠의 또 다른 정의는 저비용으로 심플하게 만든 콘텐츠입니다. 전문 스튜디오나 고급 장비를 활용하여 만들어진 콘텐츠가 아니라, 마치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바로 올린듯한 퀄리티입니다.
즉, 하이파이 콘텐츠가 잘 만들고 다듬은 한편의 TV CF를 뜻한다면, 로파이 콘텐츠는 비하인드 영상이나 바이럴용 숏폼에 비유됩니다. 아래와 같이 하이파이(Hi-Fi) 콘텐츠와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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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 콘텐츠와 로파이 콘텐츠간 비교와 정의 (출처 : DASH HUDSON / TAGby에서 재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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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두 영상은 로파이 콘텐츠의 두 번째 정의를 이해햐는데 도움을 줍니다.
첫번째 '우리은행' 사례는 일반적인 금융업종 광고에서 힘을 빼고 만든 콘텐츠이고, 두번째 '맥도날드(일본)' 영상은 일반 사용자가 촬영한 듯한 감성을 느끼게 합니다.
두 영상 모두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게끔 하는 장치를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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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겟 소비자에게 맞춘 우리은행의 로파이 콘텐츠 협업 사례. (출처 : 이짜나언짜나 EZU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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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에서 촬영한 영상으로 공감력을 높이는 로파이 콘텐츠의 사례. 뾰루퉁한 아이가 맥도날드로 가자는 말에 바로 기분이 풀리는 구성이 흥미롭다. (출처 : 일본 맥도날드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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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가 아직 페이스북일때 실시한 2021년의 조사에 따르면, 스토리에 게시하는 콘텐츠일 경우에는 스튜디오 촬영버전 보다는, 셀프로 촬영/편집한 숏폼 콘텐츠(=로파이)의 시청률이 84% 더 높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로파이 콘텐츠가 주목을 받을까요?
1) 광고스러운 영상보다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우세
광고로 넘쳐나는 SNS 피드에서는 '광고스러운' 영상이 잘 안 먹힙니다. 그동안 도파민을 자극하는 숏폼 콘텐츠에 시간을 순삭당한 경험이 있다면, 강렬한 영상 편집과 넘쳐나는 정보에서 벗어나고 싶을 것입니다.
상업적이고 정제된 형태 대신에, 재미와 감동을 통해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하며, 이 때, 로파이 콘텐츠는 기존 광고를 통해 느꼈던 불쾌한 감정을 감소시켜 줍니다.
2) 로파이 콘텐츠는 오가닉 게시물의 장점 전이
오가닉 콘텐츠(일반 게시물) 형태에 가까울수록, 자발적인 확산이 잘 일어납니다. 흔히 '바이럴 효과'를 거뒀다는 광고를 보면 제품 자체를 드러내지 않는데, 로파이 콘텐츠가 이러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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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파이 트렌드는 콘텐츠의 '내용' 관점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나, 콘텐츠 '형식' 측면에서는 '숏폼'이 광고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유튜브 쇼츠(Shorts)의 글로벌 일간 조회수는 700억회에 달한다. (2024년 10월 기준) (출처 : thinkwithgoogl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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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짧아야 뜬다'는 공식이 불문율인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1시간 이상의 '롱폼(Long-form)' 콘텐츠도 힘을 내고 있습니다.
앞서 숏폼(Short-form)에서의 로파이 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로, 힘을 빼고 부담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특징을 여러 사례로 설명했는데요, 롱폼 콘텐츠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이러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웰메이드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2시간동안 몰아치는 콘텐츠가 아니라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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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오리지널 콘텐츠' 형식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두 셀럽(김고은X이지아)의 진솔한 대화형식을 빌린 발베니코리아 영상에서는, 소소하지만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브랜드 경험'을 제공합니다.
특히, 방송(tvN)과 디지털(YouTube)에서 모두 시청할 수 있는데, 방송 1회당 약 45분의 분량을 디지털에서는 2회로 나눠서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에서는 발베니코리아 유튜브채널(링크)에서 에피소드를 확인할 수 있으며,방송에서는 오는 12/1(일) 22:40 새로운 에피소드가 tvN에 편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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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브랜드인 발베니 코리아의 오리지널 콘텐츠. 방송 편성과 동시에 디지털에서는 1편당 20~30분의 길이로 제공된다. (출처 : The Balvenie KOREA / 이미지 클릭시 플레이리스트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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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롱폼이 다시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최근 호흡이 긴 콘텐츠나 깊이 있는 정보에 대한 갈증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이미 Z세대 사이에서 '텍스트힙' 열풍이 불었던 것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텍스트에서 가장 거리가 먼 것 같았던 세대에서 다시 텍스트가 유행중이며, 책이라는 텍스트를 비디오로 바꾸면 곧 '롱폼 영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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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힙 열풍에 대한 기사.
텍스트힙은 '텍스트'와 '힙하다(멋지다/개성있다는 뜻의 신조어)'의 합성어다. (출처 : YT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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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사업자도 롱폼과 숏폼을 투트랙으로 대비하고 있습니다.
유튜브가 숏츠(Shorts)로 숏폼의 후발주자에서 1인자로 다시 도약하였으며, 이와 반대로 숏폼의 대명사였던 틱톡이 1시간 길이의 영상 업로드를 허용했습니다.
국내 플랫폼 중에서는 네이버가 숏폼(클립)과 롱폼(치지직)을 동시에 공략중이며, 티빙(TVING)도 지난 11/20 개최한 매체설명회에서 '쇼츠 광고' 도입을 언급했습니다.
이렇듯 같은 플랫폼 내에서 크리에이터가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올리게 하면서, 풍부한 콘텐츠의 축적으로 사용자를 붙잡아놓으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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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에서 오는 12월 새로이 제공할 '쇼츠' 콘텐츠 구현 예시. 해당 콘텐츠에 광고를 삽입하는 '세로형 인피드 광고'도 추후 출시할 예정이다. (출처 : TVING 설명회 자료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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