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마지막주에 찾아오는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이번 호는 매달 마지막주*에 찾아오는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입니다.
최근 몇 달간 미디어업계의 화두는 단연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이었습니다. 넷플릭스가 인수할 경우 미디어시장의 독과점이 현실화된다는 우려에, 파라마운트사까지 인수가를 점차 높여가면서 경쟁에 동참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인수전의 결말을 다 알고 있지만, 앞으로의 미디어시장에 어떠한 파장을 가져올지는 아직 모릅니다. 이번 인수전의 전개양상을 정리해보면서 향후 전망을 해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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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Warner Bros. Discovery ; 이하 'WBD')는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입니다.
<해리포터>, <왕좌의게임>, <인터스텔라>, <다크나이트>를 제작했으며, 올해 완결되는 <듄>시리즈까지 막강한 IP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작스튜디오(워너브러더스), 스트리밍(HBO) 뿐 아니라, CNN, TNT, Discovery 등의 케이블 채널까지 사업범위도 넓습니다.
그런 WBD의 이사회가 2025년 10월에 회사 매각을 공식화하는데요, 대형 M&A를 거치며 누적되어 온 막대한 부채 때문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한 달 뒤인 2025년 11월 20일의 예비 입찰 마감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인수 희망자로 여러 기업을 거론하고 있었습니다. 파라마운트, 넷플릭스, 컴캐스트와 사우디아라비아 투자기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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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설명 :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은 미디어업계의 치열한 경쟁을 그대로 보여준다.
(출처 : ⓒEPA / 시사IN 기사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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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중 워너브러더스(WBD)를 가장 인수하고 싶어하는 곳은? <보기> (1) 또다른 대형 제작사 (2) 스트리밍 서비스 (3) 투자기금(운용)사
초반(2025년 10월)에는 '(1) 또다른 대형 제작사'인 파라마운트가 1차로 나서지만, 너무 낮은 입찰가(1주당 23.5달러)로 인해 성사되지 않습니다. (WBD가 거절)
뒤이어 '(2) 스트리밍 서비스' 대표업체가 인수전에 나서는데, 바로 OTT 최강자인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는 WBD의 케이블TV를 포함한 전체사업을 포기하는 대신에, '일부 사업(스튜디오와 스트리밍)'에 한정한 인수를 희망했고, 인수 대금은 830억 달러(1주당 27.75달러*)로 제시했습니다. (*파라마운트의 1차 금액보다 1주당 4달러 가량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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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인수전 초반에는 넷플릭스가 WBD를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넷플릭스가 WBD를 인수시 4억 5천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게 되며, 무엇보다 제작(스튜디오) 및 배급(스트리밍)을 모두 갖춘 '완전체'가 된다. 이를 두고 또한번의 'Netflixed'(넷플릭스에게 혁신당함)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출처 : themiilk.com / "넷플릭스드... 워너브라더스 인수 이후, 극장이란 무엇인가?" / 손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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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미국 최대의 케이블SO인 '컴캐스트(COMCAST)'도 인수전에 등장하는데요, 부채가 너무 많은 탓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컨소시엄을 구상할 거라는 추측이 무성했고, 그 때문인지 세부 인수 조건은 크게 쟁점화되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컴캐스트가 워너브러더스의 HBO Max를 인수하게 될 경우, 그들이 보유한 Peacock의 경쟁력이 훨씬 강화될 터였습니다.
어쨌거나 넷플릭스의 인수 제안이 굳어져갈 무렵, 파라마운트는 1주당 30달러로 인수가를 높이지만 WBD로부터 다시 거절당하고,
이에 넷플릭스는 '전액 현금 지불'로 조건을 수정하며 한차례 더 방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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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를 그렇게 인수하는가 싶더니,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1주당 31달러라는 최종 승부수를 띄웁니다. 총액으로는 1,100억달러(약 160조원)의 엄청난 액수를 제시하면서 말입니다.
그나마 넷플릭스는 최근 들어 잘 알려져 있지만, 1,000억달러가 넘는 돈을 마련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어떤 곳일까요? *회사명이 긴 이유는 두 개의 회사(파라마운트와 스카이댄스)가 합쳤기 때문입니다.
파라마운트(Paramount)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영화사로, 설립한지 100년이 넘어가는 헐리우드의 대표적인 영화 스튜디오였습니다. 거대 미디어그룹인 바이어컴(Viacom)*에 1994년 인수되었다가, 지난 2025년 스카이댄스와 다시 합병되었습니다. *바이어컴은 1999년 미국 3대 공중파방송 중 하나인 CBS를 인수하여, 당시 기준으로 타임워너, 월트디즈니에 이어 3위 미디어그룹이 된 바 있습니다. 이후 CBS분사와 재통합을 겪으면서, 현재에도 CBS를 보유중입니다.
스카이댄스(Skydance Media)는 영화/드라마 제작사로 명성이 높으며, <터미네이터>, <미션임파서블>, <탑건: 매버릭> 등을 흥행시켰습니다. CJ ENM-스튜디오드래곤과도 <호텔 델루나(2020)> 미국판 리메이크 프로젝트로, 글로벌 스튜디오로써의 역량과 입지를 다방면으로 다져온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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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영화관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그 '파라마운트'와 '스카이댄스'가 맞다. 2025년 8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으로 두 회사는 공식 합병되었다.
(출처 :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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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D는 파라마운트의 최종가를 받아들고, 넷플릭스에게 한번더 공을 넘깁니다. 그러나 지난 2월 26일(현지시각) 넷플릭스가 인수가격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1주당 31달러를 제시한 파라마운트의 최종 제안이 성사됩니다.
참고로 계약 파기로 인한 위약금*은 워너브러더스를 대신하여, 파라마운트가 넷플릭스에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TMI : 위약금 대납까지 계약 사항에 포함
이번 합병으로 인해 파라마운트의 미국 영화시장 점유율*은 약 24%가 되어, 디즈니(25.5%)와 유니버설(21.7%)과 비슷한 체급이 될 전망입니다. (*2024년 점유율 기준)
HBO Max와 파라마운트+를 합친 스트리밍 구독자 또한 디즈니(2억명)을 넘어서, 넷플릭스(3.2억명)에 이어 글로벌 2위 규모로 도약합니다.
무엇보다 앞서 기술한 양사의 거대 IP간 결합이 주목받고 있으며, 유무형의 가치는 타사가 넘보지 못할 영역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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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워너브러더스 합병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3.2억명)에 이어 2위(2.1억명) 규모로 올라서게 된다.
(출처 : 매일경제 "파라마운트, 워너 인수 … 넷플릭스에 도전" 2026.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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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전에서 승리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막대한 인수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부채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요, 당장 이로 인해 국제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이 낮아졌습니다. (*피치, BBB-에서 BB+로 낮춤 / 26년 3월)
아이러니하게도 인수를 실패한 넷플릭스에게는 뜻밖의 호재가 되었습니다.
크게는 아래 3가지로 요약됩니다. (자본/기술/기대감)
(1) 위약금 28억달러(약 4조원) 수입 : WBD의 계약파기 귀책을 파라마운트가 대신 납부 (2) 영화 제작 기술 회사 '인터포지티브' 인수 : AI 활용한 제작 역량 고도화 및 효율화 (3) 수익성 개선으로 주가 상승 : 자금 조달 능력 향상 및 시장 기대감 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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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넷플릭스는 인수사업 범위와 인수가격 인상을 타협하지 않음으로써, 당장의 승리보다는 무리한 합병으로 인한 승자의 저주를 피하는 쪽을 택했다. (출처 : fortun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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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면 좋다(nice to have), 그것이 합당한 가격이라면 언제든지>
넷플릭스의 CEO 테드 사란도스가 인수 철회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때, 위와 같이 '최종 인수(계약) 가격'에 대해 언급한 점은 그래서 주목할 만 합니다.
적정한 가격이 아니라면 무리하게 인수하지 않겠다는 넷플릭스와 달리, 파라마운트의 이번 베팅은 '승자의 저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시너지'가 충분하게 일어날까 하는 우려 또한 있습니다. 과거의 '방송사-온라인미디어' 또는 '통신사-콘텐츠사'간 이종결합처럼, 제작역량을 갖춘 엔터테인먼트사간 인수합병이라고 하더라도, 거대 IP를 보유한 회사간의 역량 결집은 숙제입니다.
이는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의 일부만 인수를 원했다는 점에서도 나타나는데, 제작(스튜디오) 및 배급(스트리밍)은 넷플릭스의 핵심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굳이 그 가격에...'라고 생각하면서, 1위 자리를 좀더 확고히 할 기회를 다음으로 잠깐 미뤘을 뿐인지도 모릅니다.
시장은 여전히 대형 미디어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넷플릭스의 다음번 빅딜은 훨씬 더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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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스트리밍업계 4위(HBO Max)와 5위(파라마운트+)가 합병된다면, 단순합산으로는 미국 기준 1.1억명으로 넷플릭스의 8,700만명보다 앞서게 된다. (출처 : flixpatro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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